- ::1일 1엽편::
- 2009/11/10 16:26
(위 짤방은 본문과 관련 있습니다. 오늘의 홍대 정문)
키작은 남자는 루저
~여태껏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를 한 큐에 관통해버리는 루저 이론.~
이 세계의 흥망성쇠는 모두 '키'로 정해져 있었다. 키로 인생을 재단하게 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화약 냄새가 풍기던 1944년 동유럽, 지금...
- ::1일 1엽편::
- 2009/11/05 08:55
나에겐 신기한 능력이 있었다. 잃어버린 우산이 알아서 나에게 돌아오는 능력이었다. 조각조각 부셔서 쓰레기통에 넣어 버리지 않는 이상, 우산은 언제나 신묘한 루트로 내게 오는 것이었다. 그 끈질기고 무용한 능력의 가치를 깨달은 때는 몇 년 전의 여름이었다. 비내리던 오후, 여느 때와 같이 지하철 역에서 나오던 나는 우산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
- ::1일 1엽편::
- 2009/11/02 19:43
7:13~7:43
팔로즈는 화산의 도시였다. 자고 일어나면 마을 어딘가에서 새로운 분화구가 생겨났다. 단단한 암석 위에 세워진 집이라면 적어도 용암에 빠져 죽을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쾌적한 전원 생활을 꿈꾸기엔 얼토당토 하지도 않는 환경이었다. 어지간한 빗방울은 땅에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증발해버리는 팔로즈, 이 도시를 '지옥'...
- ::1일 1엽편::
- 2009/10/29 21:53
"참으로 좋은 아침. 나는 말한다 안녕." 나는 국제시간법을 증오했다. 그 법만 없었더라면 과거로 날아가 외어(外語)통역기의 개발자들을 한 대씩 쥐어박았을 것이다. 로망스제어와 발트·슬라브제어의 번역 수준은 실로 경이로운 대에 비해, 우랄-알타이어계에 속하는 우리 나라의 말 경우는 단어 하나 하나를 조합하여 ...
- ::1일 1엽편::
- 2009/10/27 19:30
pm 7:00 - 7:40
월수금: 1인칭
화목토: 3인칭
생각보다 하느님은 주사위 놀이를 즐기는 걸지도 몰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손목시계를 보았다. 좁디 좁은 보관상자 안, 자궁 속의 아기마냥 그는 몸을 둥글게 말고 있었다. 웅크린 다리의 허벅지를 턱으로 억지로 벌려, 희미하게나마 형광빛으로 빛나는 손목시...
- ::1일 1엽편::
- 2009/10/26 01:32
오늘은 게을러서 포기. 내일부터 지대로 하겠습니다.
- ::1일 1엽편::
- 2009/10/25 00:34
달그락. 무언가가 들썩이는 소리.
기실 이런 사소한 소리에 일일히 신경 쓸 여유가 있었다면 진작에 노이로제에 걸렸을 나다. 저렴한 자취방은 그 가격만큼이나저렴한 환경을 자랑했다.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둔 골목길과 이웃집은 언제나 시끄러웠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 하나에 소름돋을 이유는전혀 없었다. 없는 게...
- ::1일 1엽편::
- 2009/10/16 23:10
수능 전날 콩을 먹었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에서는, 시험 전 날에 구운 콩을 두 되 먹으면 시험을 잘 친다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 풍습을 열렬히 따르는 사촌 오빠는 제 입에 채 식지도 않은 콩을 넣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콩을 혀에서 혀로 건네주어야 성적이 두 배로 잘나온다는 건 말도 안되는 핑계였습니다. 해삼같은 혀가 입 안으...
- ::1일 1엽편::
- 2009/10/16 01:18
소년이 사는 세계는 벼락이 일상적인 세계였다. 화창한 대낮에 조깅하러 나갔다가 통구이가 된 아버지를 포함, 소년이 어엿한 어른이 되기 까지의 십팔 년 간 마을에서 벼락을 맞은 사람은 세자릿 수를 헤아렸다. 물론 소년은 조금도 벼락맞고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언제나 땅바닥을 납작하게 기어다녔으며, 행여라도 벼락맞을 짓 따위는 애초에 하지를...
- ::1일 1엽편::
- 2009/10/15 17:00
나는 하늘을 날 수 있다. 날자, 라고 생각하면 몸이 천천히 떠오른다. 수상쩍은 주문이나 마법의 힘 같은 건 아니라고 본다. 단지 날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날 수 있는 것 뿐이다. 차라리 납을 금으로 바꾸는 재주라면 인생에 도움이라도 되지, 남들 시선 보느라 피곤한 능력은 현실적으로 별 쓸모가 없다. 버스 타고 지하철 타더라도 집에서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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