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 무언가가 들썩이는 소리.
기실 이런 사소한 소리에 일일히 신경 쓸 여유가 있었다면 진작에 노이로제에 걸렸을 나다. 저렴한 자취방은 그 가격만큼이나저렴한 환경을 자랑했다.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둔 골목길과 이웃집은 언제나 시끄러웠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 하나에 소름돋을 이유는전혀 없었다. 없는 게 정상이었다.
"......."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잠시 후, 또다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문 손잡이가 내 손바닥의 열에 미지근하게달아오른다. 이걸 반 바퀴 돌려서 문을 밀어보면, 과연 무엇이 있을까. 두 달 가까이 고향에 내려갔다가 올라온 사이에, 누가 내방에 멋대로 들어온 것일까. 쥐나 바퀴벌레는 아니겠지. 그런 류의 소음과 인기척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경우를생각해보아도 강도나 좀도둑 정도였다. 재촉하듯 아까 그 소리가 또 방문 너머로 들려왔다.
"......"
이렇게 자기 방을 앞에 두고 멀뚱히 있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대체 왜 내가 이렇게나 쫄아서 방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거냐고. 꿀릴 건 없다. 월세도 꼬박꼬박 냈고, 전기세도 가스비도자동이체로 착착 빠져나가고 있었으니, 법적으로 손해볼 건 하나도 없다! 당당하게 열자. 열어보자! 다른 한 손으로 주먹을 꽉쥐었다. 그리고 문을 힘껏 밀어 열었다.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가느다란 미풍이 이마의 땀을 쓰다듬었다. 나는 헛웃음을터뜨리고, 덜컹, 손톱만큼 열려있던 창문을 꽉 닫았다. 이 소리였던가. 바람이 불 때마다 이게 흔들렸던 거구나. 그렇게 안심한나는 묵직한 옷가방을 끌어안고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등 밑에서 작은 기침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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